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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나침반] 나의 복지 첫 장, 하상
글: 직업능력개발팀 김예원 편집 및 디자인 : 혁신소통실 ▶▶▶ 이미지로 크게 보기 나는 학창 시절 특별히 잘 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던 평범한 학생이었다. 대학교 입시를 준비하며, 내가 무엇을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때에 어쩌면 나를 나보다 더 잘 아시는 어머니의 추천으로 재활복지를 선택하게 되었다. 아예 생각도 하지 못했던 전공이었기에 입학하고 나서 1년간은 전공 공부도 잘 따라가지 못했으며 학과의 분위기에 적응도 제대로 못했던 것 같다. 그렇게 2학년이 되어 봉사활동도 나가고, 3학년이 되어 사회복지실습을 거쳐 직업재활 실습을 하게 되면서 장애인들을 가까이에서 지원하는 장애인재활상담사와 사회복지사들을 보고 느끼는 것이 많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누구보다 순수하게 나를 좋아해주고 따라주는 장애인 이용자들의 눈빛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현장에 나가 직접 그들과 마주하니 이론상으로는 어렵게만 느껴졌던 것들이 새롭게 다가오기 시작했고 그렇게 나의 전공과 적성이 맞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학부시절 교수님들께 지겹도록 들었던 말은 ‘장애인복지의 꽃은 직업재활이다.’ 이었다. 직업재활이란 장애인들의 직업적인 능력을 최대한 개발하고 직업상담, 직업능력평가, 직업적응훈련 등을 통해서 직업인으로서 완전한 사회복귀와 능동적인 사회참여를 돕는 과정을 뜻한다. 나는 현장에 나와 장애인들을 취업을 지원하며 내가 입시를 준비하던 시간을 생각한다. 뭘 잘하는 지도 뭐가 잘 맞는지도 모르던 나에게 어머니께서 나의 이타적인 성격과 책임감을 높게 평가하시어 사회복지로 방향을 잡아주셨던 것처럼, 나도 그들의 잠재력 속에서 직업적 능력을 발굴하여 그들이 보다 안정적이고 즐겁게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찾아 알선하고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작년 9월에 입사하여 처음 만난 구직자는 뇌병변 장애 2급의 중년 여성분이셨다. 살면서 아주 많은 사람을 봤다고는 할 수 없지만 살면서 봐온 사람들 중에 가장 열심히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분이시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이 이용자의 취업 지원을 하며 내가 되레 많은 에너지를 얻었고 삶을 대하는 태도를 닮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며 많이 성장하였다. 10월말에 취업하여 지금 6개월이 넘게 근속중인 분에게 얼마 전에 이렇게 문자가 왔다. "선생님 덕분에 제가 회사에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좋은 일만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행복하세요." 이 문자를 받은 후, 내가 고용 업무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한 자부심과 앞으로 장애인들의 경제적 자립과 사회 속에서 소외받지 않고 살아 갈 수 있도록 지원을 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생겼다. 나는 하상장애인복지관의 이제 10개월 차 장애인재활상담사이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짧디 짧은 하찮은 경력일지도 모르지만 나에게는 벌써 해가 바뀌고 1년이 되어 가는 이 시간이 제법 길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제 막 사회에 나온 내가 누군가를 사회로 내보내기 위한 고용 업무를 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보람차게 느껴지기도 한다. 오늘도 불이 나는 우리 직업팀의 전화기를 바라보며 교수님께 지겹도록 들은 장애인복지의 꽃은 직업재활이라는 말이 새삼 와 닿는다. 나의 복지인생은 이제 첫 장을 넘겼다. 어떤 스토리로 진행 될지, 누가 등장하게 될 지 알 수는 없지만 나의 선택들로 만들어질 이 책이 고난과 역경이 가득할지라도 마지막장은 해피엔딩이길 바래본다.본문